순수 민간 주도의 ‘한국주민자치중앙회’가 마침내 범했다. 지난 7월 15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 한국주민자치중앙회 창립총회에는 이학재·유성엽 국회의원을 비롯해 지자체장, 학계 및 전문가, 리고 전국의 주민자치연합회장·협의회장·위원장 500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쳤다.
이로써 그동안 관 주도로 진행되던 주민자치에 이젠 민(民)이 가세함으로써 새로운 변화와 더불어 실질화에 탄력이 붙게 됐다. 또 한국주민자치중앙회가 관치에서 벗어나 ‘주민의, 주민에 의해, 주민을 위한 치’를 추구함으로써 박근혜 정부의 ‘국민 행복’과 전행정부에서 추진하는 ‘지역 문제는 지역 주민 스스로’의 정책과도 그 궤를 같이 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지난 2월 25일 공식 출범하면서 약속한 국정 운영의 목표는 ‘국민 행복’실현이다. 지금까지 국가와 사회가 국정 운영의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국민 개개인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국가 역량을 모으겠다는 것이다. 이에 발맞춰 안전행정부도 “이젠 국민도 나서야 한다”며 마을의 고유사무 등은 지역사회가 처리해야 한다는 논리로 ‘주민자치회’를 시범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제한된 예산, 공무원 수 증가의 한계성 등, 국가-지방-마을 시스템으론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민 개개인의 행복을 위한 ‘국민맞춤형 복지’는 이룰 수 없다. 또 주민자치회도 지금의 주민자치위원회처럼 관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실패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인 ‘주민자치’가 필수조건이다. 따라서 이번에 ‘주민자치 영역은 주민의 힘으로’를 선언한 한국주민자치중앙회의 ‘주민자치 실질화’는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자치’, 안전행정부의 ‘지역 문제는 지역 주민 스스로’, 박근혜 정부의 ‘국민 개개인의 행복’ 실현에 근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제계, 학계, 종교계 및 해외도 참여
이처럼 한국주민자치중앙회는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중앙정치권에도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현재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는 참여민주주의가 절실하다고 말해온 정·제계 및 학계, 그리고 뜻있는 지사(志士)들의 의지가 한국주민자치중앙회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 면면도 이번 창립총회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즉, 정·제계, 학계는 물론 종교계 및 해외에서도 참석했다.
새누리당 이학재 국회의원, 민주통합당 유성엽 국회의원,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대신 참석한 자치제도정책관인 김기수 국장, 이연숙 전 정무제2장관이며 UN한국협회 이사이자 서울주민자치회의 대표회장, 실천신학대학교 교수 조성돈 목사, 가톨릭대학교 교수 이재룡 신부와 성병열 신부, 천주교 안동교구 김상진 신부, 조계종 사회국장 성원 스님, 해인선원장 해운 스님, 토니 미셸 KABC 회장, 세계한인회 총연합회 홍영표 총회장, 뉴질랜드 한인회 전 총회장인 정동호 프린스코퍼레이션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그리고 이날 이학재·유성엽 국회의원이 고문으로 추대됐으며, 가톨릭대 성의교정 생명대학원장 이재돈 신부, 가톨릭대 교수 이재룡 신부, 실천신학대학원대학 교수 조성돈 목사, 중앙승가대학원장 미산 스님, 조계종 사회국장 성원 스님이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총재에는 이연숙 전 정무2장관인 UN한국협회 이사가 추대됐으며, 대표회장엔 전상직 한국자치학회장, 공동회장엔 박종실(서울주민자치회 공동회장), 서홍명(대구 주민자치연합회장), 박봉주(인천 주민자치연합회장), 임미진(울산 동구 성안동 주민자치위원장), 송종훈(서울주민자치회 공동회장), 이봉희(경기 평택시 주민자치협의회장), 배태종(전북 전주시 주민자치협의회장), 육동일(충남대 교수), 심익섭(동국대 교수) 등 9명이, 감사엔 류호익 한국자치학회 이사와 문영석 강남대 국제학대학 교수가 선출됐다. 그리고 각 지역별 수석부회장·부회장·이사, 주민자치연구소 등 부속기구, 기획재정분과 등 분과위원회, 그리고 한국주민자치중앙회사무처가 소개됐다(한국주민자치중앙회 조직도 및 임원 명단은 ‘특별부록’ 참조). 특히, 국제담당 수석부회장으로 토니 미셸 KABC 회장이 호명됐을 때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졌다.
지역의 역량 결집시킬 수 있는 기틀 마련
이처럼 한국주민자치중앙회는 전국 주민자치위원회를 축으로 지역사회 리더와 학자 및 연구자들이 결합해 전국적인 네트워크로 구성돼 강력한 추진력을 수반하고 있다. 즉, 한국주민자치중앙회는 현 주민자치위원회만으로는 주민자치를 감당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해, 사회적 역량을 보충하고, 학술 및 정책역량을 보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전국 17개 시·도에 주민자치회 구조를 설계했다. 각 지역은 대표회장과 주민자치위원·지역 주민·학술정책 직능을 담당하는 3명의 공동회장으로 구성돼 지역의 역량을 결집시킬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이로 인해 한국주민자치중앙회는 지역 주민이 기획하는 자치사업에 구의원과 공무원, 그리고 주민자치 전문가가 지원 및 협력하는 새로운 마을체계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이런 마을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있어 중요한 축으로 작동될 것이며, 동시에 많은 주민의 보다 자유로운 의견개진과 마을일에 적극적인 참여와 활동을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인 직접민주제의 실현 역시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창립총회에서 밝힌 2013년도 사업계획에 따르면, 먼저 주민자치 실질화를 위한 전국 순회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주민관치의 근거가 되고 있는 관련 조례 개정 및 주민자치 실질화에 필요한조례를 제정하는 연구 및 입법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아울러 단체장에게 주민자치 실질화를 위한 사업들을 기획해서 제안하고, 주민을 결속시키기 위한 사회적인 행사들을 기획 및 보급할 계획이다. 특히, 읍·면·동 주민자치위원회의 취약한 자치력을 보강하기 위해 지역사회의 뜻있는 지도자와 학자들로 하여금 자문과 컨설팅을 지원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주민의 요구와 기대를 반영하는 다양한 주민자치사업을 광역시·도 및 시·군·구별 차원에서 실시할 예정이며, 안전행정부의 주민자치 정책에도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전국 네트워크 및 주민참여 확대에 중점
이번 한국주민자치중앙회가 출범하는데 산파역을 맡아온 전상직 한국자치학회장은 “이제까지 주민자치는 주민이 주인이 되지 못하고, 뜻있는 주민의 좋은 의견조차 결집되지 못했다”며 “관 주도의 행사에 동원되거나 사업에 들러리를 서는 형식적 주민자치에서 벗어나 주민이 주인으로 마을을 경영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자 한국주민자치중앙회를 창립하게된 것”이라고 출범 취지를 밝혔다.
이는 창립총회에서 발표된 창립취지문에도 잘 나타나 있다. 주민자치는 한국이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며, 주민이 행복하게 살기 위한 충분조건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주민자치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족하고, 지식이 매우 빈한해 뿌리조차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창립취지문은 “주민자치위원의 자치역량을 함양하고, 주민자치의 토양을 배양해야 하는 국가는 주민자치 자체를 심각하게 무시하고 있으며, 정치인은 주민자치를 견제하고, 공무원은 주민자치의 영역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정치와 행정의 처분하에 있는 주민자치 영역을 이제는 주민 스스로의 힘으로 찾아서 가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주민자치중앙회는 이번 창립총회를 기점으로 전국 네트워크 확대 및 강화, 그리고 무엇보다 주민이 직접 참여해 활동할 수 있는 기회 확대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