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박동은 인심 좋고, 풍경이 좋아 살기 좋은 도·농복합 지역이다. 필자는 주민자치위원회 정민수 위원장을 만나면서 범박동이 왜 살기 좋고, 인심 좋은 마을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는 넉넉한 마음을 지녔다. 그런 그가 범박동에 살아서 기쁘고, 더욱이 주민자치위원회를 이끌고 있어서 기쁘다.
봉사는 내 운명
정 위원장은 어려운 이웃을 외면하지 못한다. 그래서 그는 ‘소사사랑회’에 소속돼 봉사활동을 해왔다. 소외계층에게 선풍기를 전달하고 명절에는 어김없이 쇠고기를, 겨울철엔 내의를 후원하고 매주 월요일 점심마다 향기네 무료급식소에서 어르신 무료급식봉사 활동을 했다.
그는 50여 명의 어르신에게 식판을 드리고, 설거지를 하고, 식사보조를 했다. 그는 2년 전 향기네 무료급식소에서 일손이 부족하다는 사정을 알고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지금 그는 어르신들과 매우 가깝게 지내며 아들 노릇까지 맡고 있다. 또 그는 장애인을 위한 ‘새싹회’에서 새소망소년의 집, 부천 혜림원을 방문해 중증장애인에게 짜장면을 봉사하고 있다. 더욱이 그는 김포중증장애인요양시설 ‘가연마을’에는 10년째 정기후원을 할 만큼 봉사를 운명으로 여긴다.
필자는 백혈병을 앓고 있는 범박고등학교 학생을 돕는 그에게서 천사 같은 마음씨를 봤다. 그는 가정형편이 좋지 못한 학생이 백혈병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자 다방면으로 도와줄 방법을 강구했다. 그는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의견을 모았고, 타 동 주민자치위원장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렇게 작은 정성을 모아 백혈병을 앓는 학생을 도왔다.
시간과 열정을 바친 주민자치
범박동 주민자치위원회는 12개 주민자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농촌과 도시에 거주하는 주민의 괴리감을 없애고자 다양한 주민자치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 중 주민자치위원회는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돼 사라져가는 옥길동을 사진으로 남기는 뜻깊은 사업을 벌였다. 아름다운 옥길동 풍경을 렌즈에 담고자 20여 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그는 열 번도 넘게 옥길동을 오가며 사진촬영을 했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옥길동에서 찍은 사진을 모아 전시회를 개최했고 ‘고향의 추억 옥길동’이라는 도록을 제작했다. 이 사업으로 주민자치위원회는 제11회 전국주민자치박람회에서 주민자치 분야 장려상을 수상했다.
문득 달빛 밝았던 가을날, 지난 9월이 떠오른다. 그날은 신나는 주민자치 프로그램 발표회가 있었다. 범박초등학교 운동장에는 주민이 사진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회가 열렸고, 수강생들은 주민자치센터에서 갈고닦은 실력을 가족, 이웃들에게 맘껏 뽐냈다. 가설무대를 뜨겁게 달군 수강생들은 마치 전문가처럼 노래, 춤, 연주 실력을 발휘했고 자신감마저 한층 높아갔다.
이날 행사가 잘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은 정 위원장의 노고 때문이다. 행사를 잘 치르기 위해 그는 동주민센터를 매일 방문해 담당 주무관과 함께 진행사항, 애로사항 등을 철저히 점검하고 부지런히 개선방안을 모색했다. 이에 필자는 그가 그동안 주민자치활동에 시간과 열정을 바쳐왔기 때문에 올해 주민자치위원장으로 선출됐다고 생각한다.
어린이들에게 준 특별한 선물
매년 정월대보름이 되면 주민이 동 주민센터에 모여 윷놀이를 즐겼다. 그러나 올해 주민자치위원회는 정월대보름 행사를 윷놀이에 그치지 않고 어린이들이 전통 연에 대해 배우고 날릴 수 있는 대회를 기획·추진했다. 정 위원장은 전통 연의 대가 성용부 옹을 찾아가 연의 유래, 연 만드는 법, 연 날리기 등을 어린이에게 강연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
어린이 20여 명은 성용부 옹에게 방패연, 가오리연 등 전통 연의 종류와 유래를 배웠고 연을 직접 만들어 하늘 높이 날렸다. 그렇게 해서 지난 2월 23일 ‘정월대보름 어린이 연 날리기 대회’는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어린이와 학부모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고 주민자치위원회는 이 대회를 매년 실시하기로 했다. 또 지난 5월 주민자치위원회는 범박동 8개 어린이집 어린이를 대상으로 그림그리기 대회를 실시했다. 120명의 어린이들이 참여한 그림그리기 대회는 순위경쟁 없이 참가를 원하는 어린이 모두가 참가하는 방식이었다. 5세에서 7세까지 어린이 120명은 그림을 그려 주민자치위원회에 제출했고, 모두 스케치북을 받아갔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어린이들의 그림을 6월 13일부터 7월 17일까지 주민센터 입구 파고라 소통마당 게시판에 어린이집별로 전시했다. 주민센터 입구는 자기 그림을 보러온 어린이와 학부모로 가득했다. 한달 동안 열린 어린이 그림 전시회는 어린이에게 자긍심을 심어줬고 주민에게 동심을 찾아 떠날 수 있는 기회였다.
필자는 경쟁 없는 그림 그리기 대회와 그림 전시회를 추진했던 정 위원장의 천사 같은 마음씨를 엿봤다. 어린이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선사했던 그가 앞으로도 더 활약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