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聖水)동의 동명 유래는 두 가지다. 하나는 성덕정과 뚝도 수원지(水源地)가 있어 앞 글자를 따서 불렀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한강에 인접한 마을로써 깨끗한 물, 고마운 물이라는 뜻에서 나왔다는 설이다. 성수동은 조선시대에 뚝섬·전관·전교라 했고, 1911년 경성부 두모면 독도1·2계였다가 1914년 경기도 고양군 독도면 동독도리(성수동2가), 서독도리(성수동1가)가 됐다. 그 후 1949년 서울시 성동구에 편입됐다가 1950년 성수동1·2가로 나눠졌다. 1955년 성수1가동사무소였는데 1985년 성수1가1동, 2동으로 분동돼 지금에 이르렀다.
성수1가2동은 중량천, 서울숲공원, 한강이 인접해 있고 지하철2호선, 분당선이 놓여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또 일반주택, 아파트 단지, 중소형 공장 등이 조화를 이룬 살기 좋은 마을이다. 주민 8108세대 1만8000여 명이 거주하며, 주민조직은 23통 181반으로 나뉜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주민화합과 소통을 위해 허브향 가득한 동네 만들기, 허브·블루베리 마을을 조성했고, 어린이집 허브체험을 실시했다. 또 소외계층(장애인, 어르신)을 위한 이·미용 무료봉사, 어르신을 위한 찾아가는 작은음악회 등을 실시했다. 특히, 올해 주민자치위원회는 도·농교류를 목적으로 지난 5월 3일 남원시 사매면과 자매결연을 했다.
이에 지난 7월 11일 성수1가2동 주민센터를 찾아 주민자치위원회 구성, 활동, 과제 등을 자세히 살펴봤다.
분과위원회 업무분장이 잘 구분돼
성수1가2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송규길(56) 위원장을 비롯해 고문(3명), 부위원장, 감사, 간사, 재무, 위원(18명) 등 총 26명이 활동한다. 이 중 남성 13명(50%), 여성 13명(50%)이다. 40대 3명(11%), 50대 14명(54%), 60대 이상 9명(35%)이다. 50대 주민자치위원들이 중축이 돼 주민자치 활동을 하며 직능단체장, 자영업, 주부, 직장인 등 직업군이 다양하다.
분과위원회는 기획운영분과, 지역개발분과, 주민복지분과, 문화행사분과 등 4개 분야로 나뉜다. 기획운영분과는 임원진과 분과장이 활동하는 분과로써 주민자치 운영계획, 총괄기획을 책임지고 분과장 회의안건 검토 등을 실시한다. 지역개발분과는 동 특화사업 허브 가꾸기, 지역사회진흥, 친환경마을만들기, 분리수거 및 환경미화 등을 맡았다.
주민복지분과는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 자원봉사, 어르신 이·미용 무료봉사, 장학사업, 청소년선도, 자율방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친다. 문화행사분과는 문화예술·체육, 마을축제, 각종 행사, 직거래장터, 자매결연 발굴 및 농촌 일손 돕기 등을 진행한다.
송 위원장은 “우리 동 주민자치위원들은 스스로 분과위원회를 구성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분과위원회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기획운영분과가 논의하고 최종적으로 월례회의를 거쳐 사업을 전개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민자치위원회는 각 분과위원회마다 특성에 맞는 사업을 추진하며 이는 업무분장이 잘 구분돼 있다는 뜻이다”고 덧붙였다.
허브향 가득한 동네를 만들다
성수1가2동 주민센터 옥상에 허브농원이 조성돼 있다. 허브 가꾸기 사업은 지난 2010년 하반기에 처음 시작됐고, 당시 주민자치위원장을 맡았던 정순자 고문(현 지역개발분과위원장)이 허브 가꾸기 사업을 주도했다. 정 고문은 허브 재배를 목적으로 주민자치위원들과 허브교육을 받았고, 동 특화사업으로 허브가꾸기를 추진했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지속적으로 도심 속 자연을 꿈꾸며 허브라는 공통 관심사로 주민 간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특화사업을 추진했던 것. 주민은 허브농원, 공터, 골목, 가정에서 허브를 키우며 허브 이야기를 공유한다.
송 위원장은 “허브는 이웃 간에 좀 더 가깝게 지낼 수 있는 매개체이자 힐링, 치유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주민과 어린이뿐만 아니라 오사랑 장애인 주간보호센터 이용 장애아동들이 허브향을 맡고 꽃을 가꿀 수 있는 원예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말했다.
주민자치위원회는 2012년 4월부터 7월까지 ‘허브향 가득한 동네만들기’를 전개했다. 우선 주민자치위원회는 허브교육장을 조성해 로즈마리 등 20여 종의 허브를 주민과 함께 심었다. 이어 허브교육, 허브 관련 상품 제작·판매, 어린이 견학(한솔어린이집, 동산어린이집, 해맑은어린이집) 등을 진행했다. 허브교육은 조강희 강사를 초빙해 허브 기본상식, 허브 심기와 물주는 방법부터 허브를 활용한 허브 칵테일·간식 만들기 등 5차 교육과정(2012년 4월 17일~6월 5일)으로 실시했다. 또 주민자치위원회는 허브화분 230개, 허브포푸리(방향제) 110개를 제작해 판매했다. 판매수익금은 성일이(성수1가2동의 약칭)장학금으로 사용했다.
어린이 허브·블루베리 체험마을
주민자치위원회는 2011년 3월 허브농원에 블루베리를 추가로 재배하면서 특화사업 ‘허브·블루베리 마을’을 추진했고 2012년에 조성된 허브교육장은 2013년이 되면서 자연체험학습장으로 변모했다. 성수1가2동 주민센터 옥상에 조성된 자연체험학습장에는 허브 14종 200여 분, 블루베리 50여 분, 100여 종의 초화류, 고추, 토마토, 오이, 호박 등을 자라고 있다.
주민자치위원회는 2012년에 진행했던 어린이 견학을 확대해 지난 6월 12일부터 20일까지 지역 내 어린이집 어린이 100여 명을 대상으로 ‘어린이집 허브체험행사’를 치렀다.
어린이집별로 허브·블루베리 마을(자연체험학습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허브심기, 블루베리 따기, 허브 꽃을 이용 카나페 만들기 등 각종 자연체험 활동을 했고, 동 주민센터 견학을 했다. 특히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개구리중사 케로로와 방귀대장 뿡뿡이를 활용해 신나고 재밌는 허브·블루베리 체험행사가 됐고, 페이스 패인팅으로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당시 최성연 동장은 피에로(어릿광대) 역할을 자청했다. 그는 “아이들을 위해 동장으로서 피에로가 된것은 신나는 일이었다”며 “아이들은 상당히 즐거워 했고 주민의 반응도 좋았다”고 회상했다.
임진숙 주무관은 “아이들이 직접 허브를 심은 화분을 가정으로 가져가니 부모들의 반응이 좋았다. 또 아이들이 동 주민센터를 견학하면서 우리의 업무를 알게 됐고 요즘 주민센터 앞에 아이들이 자주 모여 놀이를 한다”고 말했다.
재능을 기부한 이·미용봉사
주민복지분과는 지난 3월 19일부터 매월 셋째 주 화요일마다 이·미용 무료봉사를 실시한다. 이·미용 무료봉사는 신재미 씨의 재능기부로 추진됐다. 이·미용 기술을 가진 신 씨는 5통장을 맡고 있어 주민자치위원회와 연계해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어르신을 대상으로 봉사를 제안했다. 그동안 매회 10여 명이 동 주민센터 2층에서 이·미용서비스를 받았다.
송 위원장은 “이·미용서비스를 원하는 주민은 미리 신청을 하고 주민자치센터에서 이·미용 무료봉사를 받는다”며 “앞으로는 지역 내 미용실 협조를 얻어 보다 잘 갖춰진 미용실에서 이·미용서비스를 소외계층에게 제공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찾아가는 작은음악회
주민자치위원회 문화행사분과는 지난 5월 30일 경마경로당, 6월 21일 상원경로당에서 어르신을 위한 ‘찾아가는 작은음악회’를 열었다. 매월 주민자치위원회는 노래, 연주, 재롱잔치가 어우러진 작은음악회를 준비해 경로당을 순방할 계획이다. 작은음악회는 진선어린이집 어린이 20명의 노래와 율동, 성일이가수 서기순 주민자치위원의 노래, 전영기 주민자치위원회 간사의 색소폰 연주, 경로당 어르신 노래자랑, 다과시간 등의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
“주민자치위원회에 재능을 가진 위원이 있어 작은음악회가 탄생 했다. 전영기 간사는 색소폰 연주를 할 수 있고 서기순 위원은 전국노래자랑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가수다. 뿐만 아니라 진선어린이집 원장이 흔쾌히 작은음악회에 참여해 어르신이 좋아하는 재롱잔치를 할 수 있었다. 더욱이 올 가을에는 홀몸어르신들과 소풍을 가려고 한다.” 송 위원장의 말이다.
주민의 관심과 참여 높이기
“주민자치위원회가 발전하려면 유능한 지역 주민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 본인은 주민자치위원회가 활성화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려고 애썼다. 지난달에는 월례회의 때 주민자치위원들과 주민자치 역할을 논의했고 꾸준히 주민자치가 활성화될 수 있는 여러가지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다.”
송규길 위원장은 주민이 한데 모여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호프데이(일일호프)’를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주민을 직접 만나겠다는 의도며, 주민자치위원들이 주민을 만나 대화를 나누다 보면 지역발전을 위한 안건이 나오고 유능한 주민을 발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담겨있다. 그러나 아직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민참여형 주민자치사업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직장이 있는 주민의 관심과 참여가 매우 낮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건을 개선하고자 주민자치위원회는 올가을쯤 직장인 퇴근시간에 맞춰 호프데이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송 위원장은 “현재 주민자치 역량강화 교육과정은 직장인이 참석할 수 없는 시간대에 진행한다”고 지적하며 “직장인이 퇴근 후 주민자치센터에서 주민자치교육을 받을 수 있게끔 시간대를 조정하고 맞춤형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