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 대야면 만경강 근처 새창이 다리 부근에 조성되어 있는 연꽃마당에서 ‘대야면 새창이 연꽃마당 행사’가 주민들의 큰 호응 속에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이날 행사에는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 있는 첫걸음 가지는 청소년들에게 우리나라 전통의 성년의례인 관례와 계례를 열어 주목을 모았다.
주민 스스로 나서 지역 명소 복원해
대야면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도한 이번 행사는 한들고등학교 학생들과 200여 명의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한들고 학생 동아리 운영부스와 주민자치 프로그램 공연, 학생 사생대회, 우리나라 전통 성인식인 관례 및 계례 등이 열려 눈길을 모았다.
연꽃마당은 군산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한반도 지형 모습으로 조성돼 있어 보존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다. 하지만 친수지구가 아니라 하천관리 계획상 보전지구로 지정돼 있어 시설물 설치 등의 제약 때문에 상당 기간 특별한 관리 없이 갈대만 무성한 상태로 방치되어 왔다.
그러던 중 작년 3월부터 대야면 주민자치위원회가 주축이 되어 주민 스스로 나서 갈대를 제거하고 한반도 지도 모양대로 연꽃을 식재하는 노력을 거쳐 주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8월 4일 ‘대야면 주민과 학생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한반도 지형, 대야 새창이 연꽃마당 행사’를 주민과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열린 것이다.
이번 새창이 연꽃마당 행사는 대야면 주민자치위원회 등 대야면 9개 자생단체로 구성된 ‘새창이 연꽃마당 추진위원회’에서 연꽃마당을 주민들에게 돌려주고자 한 마음으로 뜻을 모아 준비한 바 있다.
오후 4시부터 시작된 행사는 학생 사생대회를 시작으로 연꽃비누, 모루인형만들기 등 8개 체험부스가 운영되었으며, 식전공연으로는 색소폰 연주, 풍물놀이, K-POP 댄스, 보컬, 퓨전난타 등 주민자치프로그램과 한들고등학교 학생들의 공연으로 채워졌다. 특히, 우리나라 전통 성년식인 관례와 계례가 열려 주목을 받았으며, 그동안 주민들이 정성껏 가꾼 한반도 지형을 닮은 연꽃마당 걷기 체험행사 등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우리나라 전통 성년식인 관례와 계례 주목 받아
이번 행사에서는 우리나라 전통 성년식인 관례 및 계례가 열려 많은 주목을 모았다. 우리 고유의 가정의례인 관혼상제(冠婚喪祭) 중 성년식은 인생에서 맞이하는 첫 번째 통과의례라 할 수 있다. 성년이 되는 청소년들에게 남자는 상투를 틀어 관을 씌우는 관례(冠禮), 여자는 머리를 올려 쪽을 지고 비녀를 꽂는 계례(笄禮)를 치른다.
관례와 계례는 성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진정한 마을 어른이 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한편 조상의 덕행을 이어받아 품위 있고 예의바른 사회의 구성원이 되겠다는 다짐을 하는 우리나라 전통 의례다.
성인이 되는 청소년들의 성장과 발전을 축하하는 한편 성년이 갖는 참된 의미를 깨달아 건전한 사회 구성원이 되었음을 알리는데 의의가 있다. 장미꽃과 향수 등을 선물하는 서양의 성년식에 밀려 우리나라 전통의 성년의례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현실에서 대야면 주민자치위원회가 주축이 되어 마련한 전통적인 관례와 계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야면에 위치한 한들고교 남학생 1명 여학생 2명을 대상으로 치러진 이번 관례와 계레에는 옥구향교의 전교와 유도회장 등이 참석해 전통 방식대로 진행되어 그 의미를 더했다. 관례와 계례에 직접 참여한 학생들도 “성년으로서의 가져야 할 의무와 책임감을 느꼈다”다며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특히, ‘대야면 주민과 학생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이라는 행사 캐치프레이즈에 걸맞은 자리가 마련되었다는 후문이다.
노정현 대야면 주민자치위원장은 “주민 스스로 만들어 가꾼 새창이 연꽃마당을 보다 많은 주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연꽃마당이 더욱 멋지고 아름답게 가꿔질 수 있도록 대야면 주민자치위원회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전통 성년식인 관례와 계례에 대해서는 “학교 위주 교육만으로는 청소년들의 품성과 인성을 높이는데 부족한 점이 많다. 마을과 주민을 대표하는 주민자치위원회가 관례와 계례를 통해 우리나라 전통의 성인식을 청소년들에게 인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제 성년식을 치렀으니 진정한 어른으로서 부모님께 효도하고 친구들의 모범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노정현 위원장은 또 “내년 3월 친수지역으로 지정되면 이곳에 보다 다양한 시설을 만들 수 있어 새창이 연꽃마당 행사를 군산시 주민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더 큰 행사로 키워 나갈 예정”이라며 “관례와 계례 역시 주민자치위원회 차원에서 계속 개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민자치가 지역문화 공동체 형성 위한 역할 맡아
한편, 군산시에서는 대야면 주민자치위원회 외에도 지난 5월 20일 가정의 달을 맞아 성인이 되는 청소년들에게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출발을 축하하며 역사적으로 계승되어 온 우리 전통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수송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주축이 되어 청소년 성년식인 관례 및 계례를 개최한 바 있다.
주민자치가 지역문화 공동체 형성을 위한 역할을 담당하며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가치관 형성과 함께 자긍심을 고취시켰고, 이에 따라 수송동 주민들의 만족도 역시 컸다는 평가다. 이미아 수송동 주민자치위원장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우리나라 전통의 성년식인 관례 및 계례를 개최하여 수송동 전통 행사로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며 "주민자치가 마을과 지역의 공동체 형성에 앞장 설 수 있도록 수송동 주민자치위원회 역시 앞장서겠다"라고 전했다.
관례와 계례, 건강한 사회자본 만드는 주민자치 사업될 수 있어
청소년 성인식인 관례와 계례는 ‘품위 있는 주민, 품위 있는 마을, 품위 있는 대한민국’을 위한 사회자본 만들기의 초석이 되는 훌륭한 주민자치 사업이 될 수 있다. 성년이 되는 학생들을 매주 토요일 지역 향교에 모아 주민자치(위원)회와 명망 높은 마을 어른의 집례로 관례와 계례를 실시하여 마을과 주민이 주도하는 건강한 사회자본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전입주민환영회 역시 매월 신규로 전입하는 주민에 대해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도하여 마을의 뜻 있는 주민들과의 상견례를 통해 친밀한 유대감을 형성한다면 이 또한 건강한 사회자본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사회자본이란 사회적 신뢰, 구성원 간 네트워크, 그리고 우리 모두가 준수해야할 사회적 규범이다. 건강한 사회자본을 통해 올바른 사회 통합과 품위 있는 사회를 구축한다면, 우리 사회는 물론 국가적 차원에서 지속적인 성장발전의 선순환 고리를 형성할 수 있다.
이에 사단법인 한국주민자치중앙회는 올해 최우선 사업으로 사회자본 만들기를 선정하였다. 그리고 구체적인 실행 사업으로 전입주민환영회와 전통적인 성년식인 관례 및 계례를 제시하였다. 이에 대해 전국 지자체들도 동참의 의지를 표명하여 경상북도는 우선실시를 확약했고, 전라남도는 실시원칙에 동의했으며, 충청남도는 실시제안을 동의하였다. 그리고 본격적인 실행을 위해 성균관유도회, 평생교육단체,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등과 실행 방안을 협의 중에 있다.
현대적 관점에서 성년식에 대한 재해석 필요
한편, 서종원 한국민속예술연구원 학술원장은 지난 3월 사단법인 한국주민자치학회가 주최하는 주민자치 연구 세미나에서의 발표를 통해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의식인 성년식을 올곧이 전승하는데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다”며 “전승의 주체가 애매모호하고 우리 사회의 성년식에 대한 중요성과 가치가 미약해진 상황에서 미래 지향적 관점에서 전통 성년식을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 원장은 또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성년식을 통해 해결하는 방안도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다. 현대적 관점에서 성년식을 다각적으로 재해석해 실제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대야면 주민자치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