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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을 가다, 구로구 주민자치 그리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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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을 가다, 구로구 주민자치 그리고 사람들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4.08.21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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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는 16개 동이 각기 특색이 다르고 환경, 상황도 다 다른 만큼 주민자치의 모습도 제각각이다. 그런 속에서도 주민들을 위해 뭔가 만들어가야 한다’ ‘좋은 방향으로 바뀌고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과 열망만큼은 16개 주민자치위원회 모두 간절해 보인다. ‘지역을 가다이번에는 구로구로 출동하여 각 동 주민자치위원장들과 만나 현장의 소리를 오롯이 들었다.

 

행복마을조성사업‧도농교류‧함께하는 자치교육

구 주민은 단순히 같은 마을에 사는 사람이 아닌 같은 마을에서 동고동락을 함께하는 친구였으면 합니다. 주민 모두가 친구가 되는 기반을 닦을 수 있도록, 주민인 우리 친구들이 따뜻한 동행을 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하는 것이 주민자치입니다. ‘주민자치는 역시 구로구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도록 구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35년 이상 구로구에 거주하고 있다는 문헌일 구청장의 주민자치 비전이다. ‘주민 모두가 친구가 되어 따뜻한 동행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주민자치’, 표현만으로도 절로 웃음 짓게 만드는 훈훈한 비전이 아닐 수 없다. 결국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만들어가는 구로구 주민자치의 현주소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보자.

 

16개 동 모두 주민자치위원회로 구성4개 동서 주민자치회 시범실시

구로구에는 총 16개의 행정동이 있으며 모두 주민자치위원회가 구성되어 지난해 12기 조직이 출범되었다. 눈에 띄는 것은, 서울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많은 지역에서 진행된 주민자치회 시범실시가 구로구에서는 4년간 4개 동에서만 진행되어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보였다는 것이다.

구로구에서 주민자치회 시범실시2019년부터 2022년까지 구로4, 가리봉동, 개봉1, 오류1동 등 4개 동에서 시행되었다. 마을공동체 사업을 추진하는 중간지원조직을 중심으로 주민자치사업단이 꾸려지고 동 주민자치회 구성과 운영을 지원하는 동 주민자치지원관이 배치되어 활동을 도왔다. 각동마다 50명 가까운 주민자치위원들(주민자치위원회의 경우 25명 내외)이 주로 추첨에 의해 선발되었으며, 시와 구에서 예산이 내려왔기 때문에 사업예산 규모도 컸다.

4년 간 시행된 주민자치회 시범실시2022년 이후 서울시의 주민자치 정책 기조가 바뀌고 예산지원이 중단되는 등의 영향으로 마무리되고 4개 동은 다시 주민자치위원회 체제로 전환되었다. ‘주민자치회 시범실시에 대한 평가는 아직 제대로 내려지지 않았지만 긍정과 부정의 여러 의견들이 공존한다.

장예선 구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장은 주민자치회 시범실시의 실효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아직 확신이 크지 않고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학범 구 협의회 사무국장(구로2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주민자치회의 조직 구성원(주민자치위원)의 숫자가 많고 사업예산이 많아 활동이 좀 더 활발하고 적극적이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겠으나 그게 다 과정이었을 것이고 잘 정착되었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한다.

시범실시 주민자치회를 운영했던 한 동의 주민자치위원장은 시범실시를 했다가 주민자치위원회로 전환되면서 원점으로 다시 돌아온 것 같다. 자치회 때는 주민자치위원들도 많았고 예산지원도 많아 간사에게 수당이 지급될 수 있었다. 그래서 간사가 많은 역할을 했다. 지금은 위원장의 부담이 더 커졌다. 장단점은 다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다른 위원장은 주민자치회의 정치성에 대해 경계했다. 동네마다 다 다를 순 있으나 주민자치위원회의 경우도 은근히 정치적 영향이나 편가르기 행태가 드러나 문제의 소지가 있는데 시범실시 주민자치회에서는 이 점이 더 두드러져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구로G페스티벌 모습
지난해 구로G페스티벌 모습

 

구로 주민자치 사업의 핵심 행복마을조성사업

구 주민자치의 대표사업은 행복마을조성사업이다. 이에 대해 문헌일 구청장은 주민자치위원회를 운영하는 우리 구 특성상 큰 사업예산이 투입되는 것은 아니지만 단 하나의 사업을 하더라도 제대로, 내실 있는 행사를 추진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자 했다. 행복마을조성사업사업비를 지원함으로써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 말 그대로 주민이 행복한 마을이 만들어지도록 주민자치가 정착되도록 힘을 실어주고 있다. 보여주기식 단순 축제성 사업은 지양하고 마을 주민들이 진심으로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사업, 지역 사회문제인 환경안전취약계층보호 등 공공성 높은 사업 계획 발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들이 매년 쌓이면 주민이 주도적으로 지역을 위한 사업을 새롭게 보는 힘이 길러지고 단단해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구청은 행복마을조성사업예산으로 16개 각 동에 매년 6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결코 넉넉한 예산 규모가 아니다 보니 각 동 자치위원회에서는 주로 주민들과 함께 어울리는 마을 축제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김장나눔 행사를 실시했다. 두 군데 지역에서 꽃길조성사업을 진행했다.

각 동 주민자치위원회 입장에서 이 행복마을조성사업은 그야말로 알토란 같은 예산일 수밖에 없다. 단 사업예산으로만 쓰기에도 빠듯한 데다 지출하기 매우 빡빡한 구조인지라 대가 없이 무보수로 봉사하는 주민자치위원들의 식사비용 등으로 쓰기는 매우 어렵다.

이처럼 사업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로구 각 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수익사업을 통한 수익금으로 주민을 위해 필요한 마을사업을 하거나 어려운 이웃을 돕기도 한다. 매년 가을에 열리는 구의 대표 축제 구로G페스티벌에서 각 동 주민자치위원회와 지역단체들은 구청의 협조 아래 친환경 먹거리장터를 운영한다. 또 구로G페스티벌이 아니더라도 개별적으로 수익사업을 펼치는 자치위원회도 있어 꽤 많은 수익을 내 평소 하고자 했던 마을사업을 진행한다.

이외에 주민자치위원회의 의미 있는 사업으로는 농어촌과의 도농교류사업도 있다. 이 사업은 모든 동이 실시하는 것은 아니고 지난해의 경우 신도림동을 비롯한 5개 동이 선정되어 참여했다. 구의 선정절차가 있지만 구의 예산지원은 많지 않다. 거의 주민자치위원들의 십시일반으로 교류가 이뤄져 조종휘 신도림동 주민자치위원장의 말처럼 의미 있는 사업이니만큼 예산지원이 더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제기되고 있다.

주민자치위원회가 보다 더 원활히 운영되려면 행정, 특히 담당 공무원의 지원과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구로구는 올해 상반기 주민자치위원과 동 직원이 함께하는 워크숍을 실시하여 따뜻한 동행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에 힘썼다. 주민자치위원 및 담당 공무원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주민자치 교육을 시범 실시하여 주민자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 주민자치 활성화에 기여하는 방안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향후 관련 교육은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제약은 많고 권한은 없는 주민자치위원회 활동 제대로 하려면?"

현장의 소리를 듣다 : 구로구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간담회

725일 구로구청 창의홀. 매월 열리는 구로구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정기회의가 열리기 직전에 의미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장예선 협의회장을 필두로 한 12기 회장단이 취임한 지 1년 반이 흘렀지만 전임 11기 회장단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는 현 임원들의 요청으로 한국주민자치중앙회에서 마련한 공로 동행 족자가 증정됐다. 간담회를 겸한 이날 행사는 이학범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이 11기 이휘진 협의회장, 김만철김영용 부회장, 류종수 사무국장, 장예선 감사에서 동행 족자를 직접 전달했다.

족자를 받은 이휘진 전 협의회장은 중앙회에서 이렇게 방문해주셔서 전 임원까지 챙겨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구로에서는 4개 동에서 주민자치회 시범실시가 진행되었는데 서울시와 구의 예산을 함께 받아서 사업을 진행했다. 그런데 주민자치위원회는 시의 예산을 받지 못하고 구에서 작은 예산만 받다 보니 마을을 위해 부족한 부분을 메꿀 수 있는 사업 기금을 시에서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주민자치위원들과 위원장은 주민들과 가장 많이 만나는 사람들이다. 주민자치위원회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중앙회에서 적극적으로 건의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른쪽에서부터 장예선 구로구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장, 한국주민자치중앙회 전상직 대표회장과 이섬숙 대외협력회장.
오른쪽에서부터 장예선 구로구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장, 한국주민자치중앙회 전상직 대표회장과 이섬숙 대외협력회장.

 

공부하고 연구하고 고민해 폼나는 사업 만들면 예산 문제도 해결

이에 전상직 회장은 주민자치위원회와 주민자치회는 다르다. 주민자치회가 되면서 예산을 주고 뺏어간 것도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구청에 예산에 없지는 않다는 것이다. 다만 어디서 끌어오느냐가 문제다. 주민자치위원회에서 폼나게 잘 쓰면 구청에서도 예산을 지원해 줄 것이다. 그러나 폼나게 못 쓰면 예산은 줄어들 것이다. 결국 우리에게 달려 있다. 공부를 조금만 더 하시면 된다. 공부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당장 행정에서는 공무원교육원에 주민자치위원장 과정을 만들어주셨으면 한다. 오늘처럼 협의회 정기회의 할 때만이라도 시간 내서 공부를 하시면 예산을 늘리는 문제는 절로 해결될 것이다. 여수, 목포, 창녕 등 여러 지역 사례가 있는데 사업을 멋있게 하면 여기저기서 예산이 생긴다. 머리 맞대고 같이 해보시자고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마정일 부회장(구로3동 주민자치위원장)구로구는 지역적으로 갑과 을이 나눠져 있다. 옛 구로공단은 대한민국 경제를 살린 곳인데 지금은 구로디지털단지로 많이 변화됐다. 그런데 지금도 예전 구로공단 이미지가 너무 각인되어 있는 것 같다. 저희 구로3동 사정을 좀 말씀드리면 변변한 놀이터, 공원이 하나 없어 마을 축제를 할 때도 길을 막고 골목길에서 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로구을 쪽 상황이 다 이런 것 같아 안타깝다로 지적했다.

전상직 회장은 종로구의 사례를 말씀드리면 북촌에도 공원이 하나도 없다. 마을을 벗어나면 산이고 마을에는 한옥이 빽빽해 놀이터 한 곳이 없다. 그런데 북촌의 가회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 골목에 집집마다 가장 예쁜 화분을 하나씩 내놓기 사업을 해서 연말에 콘테스트도 했다. 좁은 건 좁은 대로 활용할 수 있는 게 다 있는 것 같다. 예전 쪽방촌이 나름대로 명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문화전문가와 협업을 하고 활성화시키면 될 것 같다. 동 주민자치위원회 월례회의 때 강의를 들으셔도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조종휘 신도림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예산을 쓰는 데 있어서 선거법 등의 엄격한 적용으로 예산을 쓰는데 굉장히 민감하다. 규제가 너무 많고 위원장 권한이 거의 없어 행사를 할 때도 매우 불편하다고 고충을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전상직 회장은 제일 어려운 말씀을 해주셨다. 개인적으로 봉급쟁이 13년 반을 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주민자치를 20년 하는 동안 주민자치와 관련해 쓰는 비용 중 정부에서 받은 돈이 한푼도 없다. 이렇게 해온 게 잘한 것 같다. 뭐든 문제는 돈인데 지금 주민자치위원회에서 5000만원의 기금을 모을 수 있을까? 낼 수 있는 사람은 많을 텐데 내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이 선뜻 돈을 낼 정도로 가치 있는 일을 하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멋있는 일만 하면 외려 돈은 저절로 모일 것이다. 지금은 주민자치위원장님들, 1년에 몇백, 몇천 만원을 써도 표도 안날 것이다. 표나게 해야 하는데 어렵다. 돈하고 사람, 돈 하고 일을 어떻게 엮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정부 돈하고 일하고 엮이면 매워 괴로워진다. 증빙, 정산하면서 차라리 안 쓰고 말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정부 돈은 꼭 그렇다. 그렇다면 정부 이외의 돈을 써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많다. 지금부터 연구하면 엄청나게 많은 돈이 생길 수 있다. 못 찾아서 못 쓰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주민들 행복해하는 모습 보며 보람과 자긍심 느껴봉사에 봉사 더하는 위원들게 감사

최경자 오류1동 위원장은 처음 위원장직을 맡아봤는데 위원들이 직접 수익사업을 하고 있어 1년에 한두 번 수익금으로 마을 저소득층에 되돌려드리는 일을 하고 있다. 또 마을 꽃길 만들기 사업을 하고 있는데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부족한 게 있으면 주민들 스스로 나와서 하고 있다. 동네 30세대에 화분을 나눠드렸는데 여기에 예쁜 화분을 더 놓아주셨고 이런 게 마을에서 붐을 일으켜서 화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동네가 더 화려해지고 있다. 잘 관리하는 것이 관건이라 위원분들끼리 조를 짜서 물을 주기도 하고 있어서 사업이 잘 안착되고 있다. 열심히 일하면서 주민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주민자치위원회에서 활동을 잘하고 있구나 하며 보람을 느낀다. 또 수익사업으로 취약계층을 돕고 있어 뿌듯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위원님들이 봉사에 봉사를 더 하고 신들린 듯이 하고 계신 것을 보면서 보람과 자긍심을 느낀다. 위원 25분께 감사드리고 위원님들 보면서 오히려 제가 힘을 얻고 있다. 직장 다니는 분들은 간식 찬조 등 다른 방법으로 봉사하는 등 협조가 잘 되어 행복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전상직 회장은 아주 재밌게 하고 계신 것 같아 보기 좋다고 응원을 보냈다.

박영춘 구로1동 위원장은 주민자치위원회는 연속성이 적은 것 같다. 다른 직능단체들은 지속성이 있는데 주민자치위원회는 그렇지않아서 뭉치기가 어려운 것 같다. 구청에서 지역단체를 너무 많이 만들어놓은 것 같다. 온갖 기관들이 다 정부 보조금을 받는데 정작 주민자치위원회는 예산도 권한도 작은 것 같다. 통합이 잘 안되는 문제도 크다.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리고 교육은 주민자치위원들보다는 정책을 결정하는 공무원들 대상으로 하는 게 더 시급한 것 같다고 짚었다.

전상직 회장은 좋은 말씀 감사드린다.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잔소리 하는 게 중앙회장의 기본 업무이다(웃음). 주민자치위원의 임기가 2년이라 2년마다 위원들이 많이 바뀐다. 그래서 연속성을 위해서 위원들이 한꺼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게 아니라 2달에 한 명씩 기존 위원들 추천으로 새로 뽑는 시스템이라면 오히려 동네에서 필요한 사람이 선발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든다. 동장이 추천해서 한꺼번에 25명을 선발하면 주민자치위원회는 동장 참모조직이지 마을 일을 하는 과업조직이 아니다. 주민자치위원의 선발 시기, 기준, 방법을 다 바꿔야 한다. 구로구 협의회에서 획기적인 제안을 해주시면 대한민국 전체를 선도할 만한 안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일은 찾으면 많고 찾지 않으면 없다주민자치위원부터 역할 제대로 인지해야

김경엽 수궁동 위원장은 지난해 5~9월에 야외에 스크린을 설치하고 명화를 상영해 호응을 얻었다. 재미와 즐기는 것을 굳이 어려운 데서 찾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농장을 임대해 주말농장도 운영해보았는데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일은 찾으면 많고 찾지 않으면 없는 것 같다. 지역적 여건에 따라 찾으면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전상직 회장은 핵심을 다 얘기해 주셨다. 동네 주민자치위원회는 어떤 일을 했으면 좋을지 찾아주는 일을 오랫동안 해왔다. 100개 동과 함께한 것 같다. 일을 찾으려고 하면 먼저 우리 동네에 어떤 사람이 살고 있는지를 알아보면 좋다. 음악가, 미술가, 조경전문가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있다면 사업추진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동네 사람 누구, 우리 동네 스토리 등을 조사해 찾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김종배 부회장(개봉3동 주민자치위원장)“20년 정도 주민자치 활동을 했다. 유럽의 경우 주민자치가 20년 만에 정착됐다고 들었는데 우리나라는 주민자치위원회가 생긴 지 24년이 됐는데도 답보상태인 것 같다. 제도도 문제였고 또 주민자치위원들조차도 주민자치위원회의 역할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또 사업의 연속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일례로 주민자치 사업으로 꽃동산을 만들었는데 지속적 관리가 안 되다 보니 풀밭이 되어버렸다. 또 맨날 하는 게 벤치마킹인데 벽화, 놀이기구, 마을축제 등 비슷비슷한 것 같다. 동네축제를 하더라도 각 동마다 색다른 내용으로 차별성을 꾀해야 할 것이다. 주민자치위원들부터 하는 일이 무엇인지, 역할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교육도 처음 들으면 잘 이해가 안 된다. 매우 구체적 내용의 강의가 필요하다. 위원들 그리고 주민들에게 가장 기초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전상직 회장은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말이 있다. 주민자치위원으로서 해야 할 일을 정확히 짚어줄 수 있는 전문가가 없다. 그런 강사를 키우려고 한국주민자치강사회의를 만들어서 스파르타식으로 교육을 해보기도 했는데 소위 전문가라는 교수님들도 워낙 뜬구름 잡는 얘기들을 하고 계신다. 고민고민 끝에 중앙대학교에 주민자치학과를 만들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만들려고 한다. 문제는 주민자치위원들이 배우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열심히 배워서 일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분위기도 아닌 것 같다. 주민자치위원회가 일하는 분위기가 되어야 하는데 대충 회의 끝내고 노는 분위기도 일부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우리 체면을 스스로 세워야 한다. 이래야 마을의 어른답게 사는 길이다. 진솔한 토론을 통해 근본 모순들을 돌파해보자.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전 회장은 계획을 하나 말씀드리려 한다. 주민자치위원들이 아무리 뭔가를 하려 해도 안되는 장애들이 많다. , 예산이 안 되어 있고 행정에서 안 도와주면 아무 것도 못하는 구조다. 국회의원들이 주민자치회법을 제대로 만들 수 있도록 잔소리를 하는 게 제 역할이고, 예산 편성할 때 제대로 하도록 옆에서 계속 잔소리를 하겠다. 근데 아무리 해도 안 되겠다 싶어서 전국 시군구 주민자치정책을 전부 비교해서 평가하려고 주민자치평가원을 만들어 일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법을 발의하면 면밀히 분석하고 시군구 주민자치정책과 조례 등도 일일이 평가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이섬숙김윤미, 구로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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