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통] 전라남도 ‘주민자치 실질화를 위한 좌담회’, “주민이 마을일을 잘할 수 있는 시스템 필요”

22개 시·군 주민자치위원장들의 연합체 결성 뜻 모아

2013-12-09     윤석정 기자
전라남도

전라남도 주민자치 실질화를 위한 좌담회가 지난 12월 12일 순천시청 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전라남도는 22개 시·군, 295개 읍·면·동 중 2012년 1월 1일 기준으로 153개 읍·면·동에 주민자치위원회가 구성돼 있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임상문 영암군 영암읍 위원장은 “영암군은 11개 읍·면이 있는데 2000년 11월 30일부터 현재까지 영암읍만 주민자치센터를 개소해 주민자치위원회를 시범운영하고 있다”며 “타 지역과의 네트워킹을 전혀 할 수 없는 처지다”고 말했다.

이어 전상직 한국자치학회 회장의 ‘주민자치, 전라남도 발전의 새로운 동력’이라는 주제 강연이 있었고, 전라남도의 주민자치 현실과 문제점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좌담회 진행자로 나선 이진이 한국자치학회 사무총장은 “전라남도 주민자치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좌담회가 이뤄지길 염원한다”며 “주민자치위원회 구성 및 현황, 문제점, 해결방안 등을 주제로 토론회를 끌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전라남도 주민자치 실질화 방안으로 전라남도 차원의 연합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좌담회에는 김석모 여수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장, 서천석 여수시 중앙동 주민자치위원장, 서동국 여수시 만덕동 주민자치위원장, 유양현 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장, 추원엽 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부회장, 기일성 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감사, 배정섭 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사무국장, 류범현 고흥군 고흥읍 주민자치위원장, 임상문 영암군 영암읍 주민자치위원장, 천진수 영암읍 주
민자치위원회 사무국장, 전상직 한국자치학회 회장, 이진이 한국자치학회 사무총장, 조승자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외협력 이사가 참가했다.

주민자치위원회, 권한 없어

전상직 우선 주민자치위원장의 권한이 있는가 생각해봐야 한다.

기일성 실질적으로 주민자치위원장에게 권한이 없다. 주민자치가 시작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관 주도로 주민자치가 진행됐다. 주민자치가 잘 이뤄지려면 행정적 권한이 좀 더 주어져야 한다.

류범현 아직 기초의원들은 주민자치위원을 경쟁자로 보고 있는 듯하다.

임상문 영암군은 현재까지 영암읍만 주민자치위원회가 운영되고 있고, 군의원들이 고문이어서 아직까지 기초의원들과 갈등이 발생한 적이 없다.

전상직 우리 사회가 압축 성장을 하다 보니 압축 갈등이 생겼다. 그런데 압축 갈등을 우리가 나서서 해결하는 것이 주민자치의 할 일이다.

추원엽 순천시 저전동 주민자치위원회는 기초의원 2명이 고문으로 참석하고 있다. 기초의원들에게 힘 있는 주민자치위원회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위원장이 주민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려고 시에 건의하면 시는 움직이지 않지만, 시의원이 건의하면 시가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주민을 위한 마을공동체 사업은 각 동 위원장들이 건의해도 시가 협조해야 한다.

유양현 주민자치가 잘 되려면 지자체장의 관심이 중요하다. 또 행정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를 조직할 때 기초위원이나 공무원들이 경계했다. 주민자치를 걸림돌로 보고 있다는 뜻 아니겠는가. 그러한 갈등이 현재 많이 해소됐으나 주민자치위원장이나 주민자치위원회의 권한은 여전히 없다. 주민자치를 무료 자원봉사단체로만 인식하는 게 문제다.

순천시는 1년 사업예산에 대해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사업계획을 하고 예산을 결정해 행정에 상정하면 예산 범위 내에서 지원을 받는다. 중앙동은 안전행정부의 주민자치회 시범마을 동이다. 올해 안심마을로 지정돼 주민자치회를 구성했다. 이를 통해 주민자치가 강화되고 주민자치위원의 권한이 부여됐다. 이를 위해 주민자치위원의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 워크숍등이 절실하다.

김석모 여수시도 주민자치위원회가 생긴 지 10여 년이 지났다. 현재 김충석 시장은 주민자치위원회를 상당히 배려한다. 지자체장의 마인드와 지원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주민자치 업무에 전담인력 배치해야

추원엽 여수시나 타 시·군도 그렇겠지만 주민자치센터 운영을 통한 수익금의 사용처를 규제받고 있다. 주민자치센터 운영을 주민자치위원회의 돈벌이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전상직 주민자치위원회에 일손이 없다는 것도 문제 아닌가.

추원엽 순천시에는 주민자치 업무를 보조하는 담당공무원이 1명씩 읍·면·동에 배치돼 있다. 그러나 월례회의나 주민자치사업을 추진할 때 보조역할만 하지 전담은 아니다. 주민자치를 전담하는 사람이 있으면 능률이 올라갈 수 있다.

유양현 공무원을 통해 주민자치 업무를 하면 주민자치가 이뤄질 수 없다. 주민자치위원회의 간사를 교육하고 급여를 줘서 주민자치를 활성화시키는 게 더 주민자치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 본다.

기일섭 맞다. 유급 간사를 배치하면 주민자치 실질화에 성큼 다가갈 수 있다. 본인도 실무를 볼 수 있는 상근인력이 확보되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본다.

전상직 유급 간사 채용을 위해서 지자체가 지원하는 회의비 수당을 상향 조정하자고 건의하면 어떻겠는가.

김석모 여수시는 상근인력을 채용했다. 시에서 보조금 20만원을 지원받고 나머지는 급여는 주민자치센터 운영 수익금으로 충당한다. 월례회의 후 식사비는 지역별로 돌아가면서 찬조금을 받는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주민자치 기금은 주민자치위원 단합대회 등의 경비로 사용한다.

주민자치 역량강화 위해 노력

유양현 지난 11월 19일 ‘제1회 순천시, 주민자치위원 한마음 행사’를 개최했다. 24개 읍·면·동 600여 명의 주민자치위원이 참여했고, 주민자치 프로그램 공연이 식전행사로 선보였다. 특히, 이날 ‘순천시 주민자치 10년, 대한민국 생태수도를 넘어 이제는 자치 수도로 갑시다’라는 비전을 선포했다. 주민자치위원 한마음 공연과 명랑코믹운동회를 실시해 주민자치위원들의 화합을 다졌다. 이날 행사비는 지자체 지원비와 각 읍·면·동별 자부담, 후원협찬금 등으로 진행했다.

김석모 여수시도 지난 12월 3일 ‘주민자치 리더 한마음 워크숍’를 치렀다. 풀뿌리 주민자치 리더십을 함양시키고 주민자치위원의 역할을 재인식하고 화합하는 자리였다. 23개 면·동 주민자치위원, 공무원 등 500여 명이 참석했고 노래자랑, 줄다리기 등으로 소통과 화합의 장을 만들었다. 특히, 주민자치의 현주소와 발전방안 등을 주제로 한 강의를 들었던 의미있는 행사였다.

유양현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에 24개 동 주민자치위원들이 6개월 동안 자원봉사를 했다. 순천시 배려 차원에서 주민자치위원 전체 워크숍을 4개 읍·면·동씩 조를 짜서 전라북도 완주군으로 선진지 견학을 다녀왔다. 이처럼 순천시는 주민자치 역량강화를 위한 활동이었다.

전라남도 차원의 주민자치 연합체 필요

김석모 전라남도 22개 시·군 주민자치위원장들이 연합체를 결성해 정보교환을 한다면 주민자치 실질화는 곧 이뤄질 수 있다.

전상직 주민자치위원들이 마을일을 잘할 수 있는데 공무원들이 선점하고 내놓지 않는다. 또 주민은 마을 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 공무원이 잘하는 일은 공무원이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주민이 더 잘하는 일은 주민이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즉 마을행사는 주민이 해야 하는데 공무원이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주민자치위원이 능력 없고 뜻이 없다고 공무원들이 일을 선점하는 게 현 주민자치의 현실이다.

김석모 주민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주는 것만 받아먹는 것보다 직접 요리해서 먹는 것이 더 재밌다. 이를 위해 우리가 나서야 한다. 전라남도 차원의 주민자치 연합체를 결성하는 게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