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_유영훈 충청북도 진천군수] 4자대담 - “주민자치는 가장 작은 정부이며 의회다”
대담자: 유영훈 진천군수, 김태철 충북도 주민자치위원연합회장, 박찬영 진천군 주민자치협의회장, 전상직 한국자지학회장.
진천군에 따르면, 현재 진천군의 7개 주민자치센터에서 76개의 강좌를 개설해 월평균 1140명의 주민이 이용하고 있다. 진천군은 지난 3월 ‘주민자치위원 역량강화 워크숍’ 개최로 주민자치위원들의 자질향상을 도모하고, 우수 주민자치센터 벤치마킹을 통해 선진화된 주민자치 유형을 군 실정에 맞게 도입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또 각 주민자치센터에서 특색 있는 자치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주민자치센터 특성화 지원사업’을 공모해 7개 사업을 선정, 추진하고 있다.
특히, 안전행정부에서 공모한 주민자치회 시범실시 지역으로 진천읍이 충북에서 유일하게 선정됐고, 주민자치회 조례제정 및 지난 7월 29일 주민자치회위원에 대한 위촉장을 수여하고 본격적인 주민자치회 활동에 들어갔다.
진천군은 이번 시범실시로 생활자치 구현과 주민자치를 통한 자생적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주도의 공동체 회복과 마을공동체 활성화, 그리고 기존 행정기능과의 조화와 균형을 통한 진정한 주민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진천군은 이번 시범실시를 통해 주민자치의 성공모델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데 전폭적인 지원을 다짐했다.
자치조직 구성의 선행은 마을리더 양성
전상직 회장 우선 김태철 연합회장과 박찬영 협의회장을 모시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이런 자리를 마련해준 유영훈 군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주민자치가 왜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유영훈 군수 주민자치는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지역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주민자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문화, 경제, 교육, 환경 등 다양한 지역의 문제를 주민 스스로가 교류하고, 소통하며, 함께 해결해나아가는 것이 주민자치의 궁극적인 목표인 살기 좋은 마을만들기의 실현이라 할 수 있다.
전상직 회장 그렇다면 주민자치의 바람직한 발전방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유영훈 군수 주민자치는 지역이나 마을의 일을 주민이 직접 참여해서 해결해가는 가장 작은 정부이며 의회라고 할 수 있다. 자치조직 구성을 위해 가장 선행돼야 할 조건은 마을리더의 양성이다. 주민자치에 대한 전문성과 자치역량을 겸비한 지역리더 양성을 통해 주민자치에 대한 지역민의 이해를 높이고, 풀뿌리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자치조직을 만들기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 주민자치조직과 행정기관의 중간 역할을 하는 조직이 필요하다. 이미 일부 시·군에서는 앞서가는 주민자치 실현을 위해 주민자치조직을 컨설팅하고, 전문적인 지원을 해주는 중간조직을 운영하고 있는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군도 주민자치의 실질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이런 중간조직이 반드시 필요하다.
중간조직의 운영을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검토가 있어야 될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미 앞서 시행하고 있는 지역의 사례를 적극 검토해 반영한다면, 우리 군에 알맞은 형태의 중간조직을 만드는 데는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주민 참여 높아지면 주민자치 확산될 것
전상직 회장 진천군의 주민자치 현주소는 어떤가.
박찬영 협의회장 우리 군은 현재 7개 주민자치센터가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각 센터별로 10여 개의 문화·여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민자치라 하면 주민자치센터에서 주민에게 문화·여가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문화센터로서의 역할이 주민자치의 모든 것인 양 주민자치위원들조차 그렇게 인식되고 있었다. 그러나 유영훈 군수께서 그동안 주민자치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주민자치위원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교육이나 워크숍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지금은 주민자치위원들의 전문성과 자치역량이 상당 부분 성숙됐다.
유영훈 군수 전에는 주민자치위원회가 왜 필요한가에 대해 일반 주민도 별 생각이 없었다. 이제 시작이다. 진천군의 경우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주민자치위원회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해야 되는지에 대해 조금씩 방향을 읽어가는 중이다. 이것이 가시화돼서 점진적으로 주민의 참여율이 높아지면 주민자치가 확산될 것이다. 정부는 주민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전상직 회장 조선 때 현감까지는 중앙에서 파견하고, 그 밑으로는 실제적으로 주민자치가 돼 있었다. 그러나 임진왜란 직전에 중앙에서 그 밑에 손을 댄다. 향약을 만들어 읍·면·동 단위의 주민을 결속하게 만들어 줬다. 그 효과가 임진왜란 때 곧바로 일어났다. 한번 뭉쳐봤으니 의병이 일어나는 근거가 됐다. 임진왜란 이후에는 복구하는 근거가 된다. 서원 같은 것은 사립학교다. 초·중·고등학교 같은 서원까지도 주민자치로 다했다.
그러나 일제 때 읍·면·동에 헌병하사 하나 보내고, 읍·면·동장을 일제가 선발해서 주민자치를 다 없애버렸다. 6·25, 미군정, 박정희 정권 지나서도 읍·면·동장 제도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만이 이 체제가 지속되고 있다.
그래서 한국주민자치중앙회 구성할 때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래서 구성한 것이 만일 진천군 주민자치협의회가 있다면, 주민자치협의회장이 한 몫을 맡고, 목사·신부·스님 등 지역의 어른께서 한몫을 맡아주고, 학자 등 지역 전문가가 한몫을 맡는 등 세 가지 축의 기능을 묶어서 주민자치 실질화하고자 한다.
유영훈 군수 민선 4기 들어올 때 주민자치위원회가 구성됐다. 읍·면의 행정기능 중 상당수가 군으로 이관돼 읍·면의 기능은 최소화되고, 그 공간은 주민자치위원회에 지원해줘서 시설을 이용하도록 하는 등의 행정적 시각으로 그것을 봤다.
3공 전에는 면의원 제도가 있었다. 리 단위마다 의원들이 있었고, 그때는 주민자치위원회에서 기초적인 업무는 했었다. 그런데 취임해서 들어와 보니 실제 주민자치위원들이 할 일이 없었다. 행정에서 다 쥐고 있고, 다하고 있더라. 그것을 하루아침에 변화시킨다는 것은 힘들다. 그래서 주민자치제도를 소화할 수 있는 장을 키워야겠다고 해서 올해 목표로 교육을 내세웠다. 그리고 주민자치위원들의 역량을 키우고자 교육을 하다 보니 호응도가 높아졌다. 진천은 교육 중심의 주민자치회로 가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조례가 제정돼 있어서 전국 지자체에서 의무적으로 하고 있다. 이것은 주민자치위원회와 결부시켜서 하게 하던지 해야 했다. 이젠 달라지게 될 것이다. 주민의 수준이 성숙해졌고, 한정된 예산이라도 효율적으로 소화하고, 자치역량을 높이면 자연스럽게 정착될 것이다. 잘 되면 읍·면사무소 간판 내려도 될 것이다.
그런데 아직 주민이 준비가 안 돼 있다. 주민자치회가 잘 운영되면 관리공무원만 두고 다 군으로의 이관도 가능할 것이다. 지역은 주민자치회가 중심이 돼야 한다
전상직 회장 지금부터라도 위탁사무 화끈하게 밀어주면 어떤가?
유영훈 군수 문제는 적극 지원해줄 수 있는 프로젝트가 나오느냐가 문제다.
전상직 회장 주민자치위원 25명으로 주민자치를 하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주민자치회 인원구성을 100명 정도로 확 늘리면 어떤가? 고향 떠난 분, 파출소장, 은행장, 학교장 등 어른부터 학생까지 상·중·하원해서 주민자치회를 중심으로 위로는 자문을 할 수 있는 어른과 전문가, 아래로는 실무적으로 뛸 수 있는 젊은 사람들로 말이다.
박찬영 협의회장 진천의 경우 주민자치위원들의 나이는 다양하지만, 사실 자영업자와 회사원들이 많다. 따라서 주민자치위원회에 시간을 많이 낼 수가 없고, 또 자원도 적다. 인원을 확충하면 운영이 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현재 주민참여예산위원회에서 우리가 하는 것을 다하고 있다. 이것은 중복된다. 우리 주민자치위원회에는 현재 세무사 등 실제 일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있지만, 문제는 그들이 생업에 바쁘고, 또 사람이 많다 보면 분열이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정원은 일정 정도로 하고, 프로그램 개발 등을 할 때 봉사자들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하고 있다.
전상직 회장 주민자치회는 스스로 기획해서 해볼 수 있는 데 있다. 기획과 실행할 수 있는 두 사람이 필요하다. 이들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따라 주민자치회 성패가 달려 있다.
김태철 연합회장주민 스스로 기획하고 움직여야 하는데, 우선 교육부터 해야 한다고 해서 군수께서 추진하고 있다. 주민자치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다. 인천시 주민자치연합회처럼 일단 자원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려면 단체장이 앞장서서 해야 한다.
특히, 한국주민자치중앙회에서 국회에 항의해서 모법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주민자치회 시범실시도관에서 하게 돼 있다. 우선 권한을 주민자치회에 조금씩 줘서 자생적으로 일어나게 만들어놔야 하는 데, 중앙정부가 다 조각조각 찢어놨다. 주민자치회가 각 직능단체를 아우르도록 해야 하고, 주민자치회가 중심이 돼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는 지원해야 한다.
바라건대 진천군 진천읍이 충청북도의 주민자치 모범답안이 되도록 해줬으면 한다.
충북형 주민자치 모범답안 나올 것
유영훈 군수 주민자치회가 성공하려면 전문 관리인원이 한 명 정도 필요한 것 같다. 참여 높이고 책임을 지도록 예산지원을 50대 50으로 해서 진천읍 주민자치회에 집중 지원하도록 하겠다. 이는 진천읍이 성공적인 모범사례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진천읍 주민자치회가 활성화되면 진천군의 다른 읍·면 주민자치회도 활성화될 것이다. 주민에게 알아서 하라고 던져주면 절대 못한다. 자기 일에 자긍심을 갖고 잘 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겠다.
박찬영 협의회장 우리 진천은 자원이 열악하다. 주민도 ‘우리가 주민자치회를 왜 하는가?’라고 반문하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이것을 성공시키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현재 군수께서 우리 연합회를 많이 도와주고 있다. 특히, 군수께서 주민자치위원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과 인재양성에 적극 도와주고 있다.
유영훈 군수 무엇을 지원하더라도 명분이 있어야 한다. 명분이 되면 얼마든지 지원할 수 있다. 주민자치위원들이 우선, 적극적으로 하려고 해야 한다. 막연한 것보다 주민자치회가 분명하게 사람과 자원이 왜 필요한지 분명하게 제시한다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당연히 지원해야 한다. 이번 주민자치회 시범실시처럼 생소한 정책들을 소화하고, 실행한다는 것은 절대 쉽지 않다. 몸으로 직접 겪어봐야 한다. 그러려면 리더와 행정의 지원이 적극 뒤따라야 한다.
김태철 연합회장 이번 충청북도 주민자치위원연합회 회의 때 진천읍에서 충북형 주민자치 성공사례 모범답안이 나오도록 전 시·군 주민자치협의회가 적극 밀어주기로 합의했다.
전상직 회장 군수께서 주민 및 주민자치위원께 드리는 인사말로 이 시간을 마치겠다.
유영훈 군수 본인을 비롯해 우리 진천군 600여 공직자는 더욱 낮은 자세로 군민을 진정한 주인으로 섬기며 ‘희망의 땅, 진천시 건설’을 위해 발로 뛰는 힘찬 군정을 펼쳐 군정의 변화를 군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이제 민선 5기 1년을 남겨놓은 시점에서 본인과 우리 공직자를 믿고 함께해준다면 진천시 건설은 꿈이 아닌 현실로 우리 군민에게 다가갈 것임을 약속드리며, 군민 여러분께도 군정에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 드린다.
주민자치위원 여러분은 자율적인 봉사조직으로 함께하는 주민자치의 실현을 통해 전국에서 제일 살기 좋은 생거진천을 만들어가는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하고 계신 분들이다. 따라서 주민자치의 실질적인 운영 주체로서 보다 효율적인 주민자치 실현을 위해서는 서로 협력하고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적극적인 참여와 소통으로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드는 데 노력해주길 바라며, 군에서도 그에 따른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